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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전쟁이 만든 통조림 / 통조림의 역사

통조림 고기나 과일 따위의 식료품을 양철통에 넣고 가열 살균한 뒤 밀봉하여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한 식품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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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1 나폴레옹 전투식량을 위해 만들어진 통조림

프랑스 정부가 나폴레옹 군의 전투식량을 조달하기 위한 새로운 식품보존법 개발에 1만2천 프랑의 상금을 내걸었습니다. 이 공모에 당선된 사람은 니콜라 프랑수아 아페르였죠.
그의 아이디어는 헐겁게 봉한 음식이 든 병을 고압증기멸균기의 물에 담그는 것이었는데요. 끓는점보다 더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서 음식을 멸균시키고, 공기는 헐거운 마개를 통해 빠져나갔죠. 처리 과정이 끝나면 마개를 단단히 박고 주둥이 부분을 철사로 묶은 뒤 밀랍으로 봉했어요.
당시는 파스퇴르의 <자연발생설 비판(1861)>이 출간되기 100여 년 전이었기 때문에 아페르도 본인의 방법이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어요. 다만 1811년 아페르는 자신의 연구 결과물을 <모든 동물성, 식물성 물질을 몇 년간 보존하는 방법>이라는 책으로 엮고, 상금으로 세계 최초의 병조림 공장인 메종 아페르를 세웠어요. 이 공장은 1933년까지 운영되었죠.

Fig.2 병 가고 캔 왔다

초기 통조림  Science Museum
유리병을 쓰는 아페르의 방법은 널리 퍼졌지만, 유리병은 무겁고 깨지기 쉬웠죠. 이러한 유리병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주석으로 도금한 철제 용기였어요.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프랑스 발명가 필리프 드 지라르이나 특허를 처음으로 낸 것은 영국의 피터 듀런드라고 하네요. 이어 미국의 식료품 제조업자 윌리엄 언더우드가 '캔'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고, 1839년 즈음부터 '캔'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어요.
1895년 언더우드사는 대합이 담긴 통조림 캔이 부풀어 오르는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어요. MIT에 문의해 그 이유를 찾아냈는데요. 캔의 내용물 중에서 안전한 온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그 때문에 열에 강한 박테리아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었죠. 그리고 이는 캔을 121도에서 10분 정도 가열하면 안전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Fig.3 식인까지 하게 만든 초기 통조림

프랭클린 탐험대 침몰 당시 상상도 위키피디아
초기의 캔은 음식이 철과 반응해 부식하지 않도록 캔 안쪽을 주석으로 도금하고, 땜납으로 뚜껑을 밀봉했죠. 하지만 뚜껑의 납이 음식물로 흘러들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가장 유명한 사례로 1845년 아시아로 향하는 북서쪽 항로를 찾기 위해 떠났던 영국의 프랭클린 탐험대의 이야기가 있어요.
프랭클린 탐험대는 출항 첫해에 실종되었고, 빙하 속에 조난 당해 마지막엔 식인까지 했지만 결국 모두 사망했어요. 훗날 탐험대원의 시신을 확인한 결과 정상치를 훨씬 초과하는 납 함량이 측정되었죠. 이는 탐험대가 가져간 통조림에 납땜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납 중독을 일으켰던 것이었어요.

Fig.4 캔맥주 시대의 개막

최초의 캔맥주 Krueger's Beer
초기의 통조림 캔은 강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망치와 끌을 써서 열어야 했어요. 미국 남북전쟁에서 좀 더 가벼운 캔이 발명되었고, 캔 따개도 실용적으로 바뀌었죠. 10여 년 뒤에는 최초로 자체 따개가 달린 캔이 발명되고, 금주령이 끝난 직후인 1935년에는 캔 맥주가 시판되었어요.
초기 맥주 캔은 뚜껑을 돌려 따도록 되어있었지만, 이후 캔의 가장자리를 지렛대 삼아서 따는 캔따개가 발명되었어요. 1959년에는 미국에서 고리에 손가락을 걸어 딸 수 있는 캔이 발명되었는데, 떼어낸 고리 때문에 쓰레기 문제가 발생했죠. 이에 1975년 캔에 붙어 있는 고리형 따개가 도입되었어요.

Fig.5 전쟁통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김치

군에 납품한 김치 통조림  이코노미 톡
국내 최초의 통조림은 전복 통조림입니다. 1892년 일본이 전남 완도에서 전복 통조림을 제조해 일본에 수출했어요. 이후 조선의 수산물을 중일전쟁, 제2차 세계대전 등에 사용하면서 전국 각지에 통조림 공장을 세웠죠.
1960년대 중반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국군에게 김치통조림을 납품하기 시작했어요. 김치통조림은 베트남 파병이 끝난 이후에도 중동근로자 파견에 사용되면서 1980년대 초반까지도 사용되었죠.
1960년대에는 군납에서 점차 일반소비물품으로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해, 복숭아, 꽁치 등의 통조림이 나타났어요. 1970년에는 양송이 통조림이 주요 수출품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죠. 1982년에는 참치캔이 출시되었고, 이듬해 사각캔햄이 출시되었어요. 이들은 가정의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었죠.

Fig.6 그 많던 연어캔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연어 통조림  CJ제일제당
2013년 CJ제일제당에서 연어캔을 출시했어요. '스팸' 외에 명절 선물세트를 구성할 마땅한 상품이 없자 '참치캔'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낸 것이었죠. 이에 동원·사조 등도 연어캔을 연이어 출시했어요.
연어캔 시장은 2년 만에 4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지만 거기까지였죠. 값 비싸고 식사 활용도가 낮기 때문에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았어요. 이에 2020년 CJ제일제당이 사업을 접는 것을 끝으로 연어캔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Fig.7 이외의 사실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정부는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집에서 보존 식품을 만들도록 독려했어요. 그 결과 1943년 한 해 동안 미국의 주부들은 텃밭 채소로 40억 병이 넘는 병조림을 만들었죠.
생 파인애플은 비싼 식품이었는데요. 1901년 제임스 돌이 하와이에서 파인애플을 재배하고 통조림으로 만들면서 일반인들도 먹을 수 있게 되었죠.토마토는 통조림 및 병조림에 담기는 제품이 신선한 상태로 먹는 토마토보다 훨씬 더 많이 소비된답니다.
<참고문헌>
게리앨런. (2017). 통조림의 탄생. 재승출판
허원영. (2019). 시간을 붙잡아두다, 통조림. 월간산업보건.
장유미. (2020). CJ 주도 연어캔 시장, 참치캔에 무릎…역사속으로. URL: http://www.inews24.com/view/1270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