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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과 다시다, 승자는? / MSG의 역사

MSG (L-글루타민산나트륨) 단백질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에 나트륨을 결합한 글루탐산나트륨 - 시사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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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1 샐러리맨의 필수품 MSG

아직도 판매중인 아지노모토
일본에서 산업혁명이 이루어지던 시기, 유럽이나 미국에 유학 가서 학문을 배워온 학자들이 많았어요. 그 중 이케다 기쿠나에라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그는 도쿄제국대학을 졸업한 후 독일 라이프치히대학에서 식품 성분에 대한 화학적 연구를 했어요. 일본에 귀국한 후 그는 다시마를 산분해하여 MSG를 추출했죠.
MSG를 만든 건 이케다 기쿠나에지만 이를 상품화한 것은 스즈키 사부로스케라는 사람인데요. 스즈키 사부로스케는 원래 요오드 사업을 했었어요. 요오드는 부상자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데요. 1904년 러일전쟁이 끝나면서 요오드의 수요가 줄자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죠. 그때 그의 눈에 띈 것이 이게다 기쿠나에의 MSG 연구였어요.
두 사람은 1909년 드디어 아지노모토를 판매하기 시작해요. 처음 아지노모토가 출시되었을 때는 과학적 발명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어요.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식품조차 과학적인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죠. 아지노모토는 대히트하며 1917년에만 약 80톤을 생산해요.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군수품 생산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샐러리맨들이 탄생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는데요. 시간에 쫓기는 샐러리맨에게 빠르고 편리하게 맛을 내는 아지노모토가 필수품이 되었다는 것이죠.

Fig.2 미원에 대항하는 어벤져스, 미풍

아지노모토는 1910년대 우리나라에 진출했는데요. MSG가 많이 사용되는 냉면 업체를 먼저 공략했어요. 국내 32개 냉면 업체의 모임인 면미회의 결성을 후원하면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죠. MSG는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저렴하게 음식의 맛을 높여주는 ‘뱀 가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1945년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아지노모토는 국내에서 사라지게 되죠. 이러한 상황을 간파한 임대홍은 1955년 오사카로 건너가 MSG 제조실험에 착수해요. 3개월 만에 MSG 제조법 개발에 성공한 그는 1956년 부산에 동아화성공업을 세웠고, '신선로표 미원’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MSG를 팔기 시작했죠.
1960년에는 MSG 발효생산에 성공하고 회사명을 '미원'으로 바꿨어요. 1960년대 미원의 조미료 시장 점유율을 50%에 달했어요. 당시 ‘닭표 맛나니’(신한제분), ‘미풍’(원형산업), ‘미영’(동아식품), ‘미성’(제일식품), ‘천일미’(천일산업) 등의 업체들이 있었는데요. 미원에 대응하기 위해 1963년 미풍으로 브랜드를 통합하죠. 그리고 3년 뒤 이 미풍을 제일제당이 흡수하면서 미원(대상)과 미풍(제일제당)의 2강 체제가 시작되고 조미료 전쟁의 서막이 오르게 되죠.

Fig.3 미원의 시대 - 1세대 발효조미료

1970년 두 회사는 경품 광고로 1차전을 치릅니다. 미풍은 미풍 빈 봉지 다섯 장을 보내는 1만 명에게 선착순으로 3천 원 짜리 여성용 스웨터를 경품으로 주었어요. 미원은 15만 명에게 선착순으로 3g짜리 순금반지를 경품으로 걸었죠. 이들의 경쟁은 상공부와 치안국이 개입해 경품행사 중지를 요청하면서 끝나게 되는데요. 결국 미풍은 미원의 아성을 무너트리지 못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슷한 시기 제일제당은 법정 논란에 휩싸였어요. 1969년 제일제당은 소듐 리보뉴클리에이트를 수입하려고 했는데요. 이것이 핵산 조미료인지 아닌지가 논란이 되었어요. 당시 핵산 조미료의 수입이 금지되어있었기 때문이죠. 3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제일제당은 또다시 패배하는데요. 소듐 리보뉴클리에이트가 핵산 조미료임이 판명되었죠.

Fig.4 다시다의 역습 - 2세대 종합조미료

1973년 대상은 복합 조미료의 후속 제품인 종합 조미료를 개발했는데요. 종합 조미료가 오히려 자사가 우위에 있는 기존시장의 구도를 무너트릴 것을 우려해 출시를 보류했어요. 반면 CJ는 1975년 천연 조미료를 내세우며 쇠고기 다시다를 출시했어요. 하지만 초반에는 미원에 판세를 뒤집지 못해 철수를 고려하는 상황까지 가죠. 하지만 뜻밖의 상황으로 제일제당이 승기를 잡게 되는데요. 바로 MSG 유해성 논란이죠.
1980년대 국내의 한 소비자단체가 매스컴을 통해 MSG 유해성을 제기하면서 불매운동이 일어났는데요. 이 캠페인은 원래 아지노모토가 태국 시장을 지배한 데 대한 반감으로 태국의 한 시민단체가 반(反) 아지노모토 운동을 펼치려고 일으킨 것이었는데 논란이 국내에서 점화된 것이죠.
이로 인해 천연 조미료를 내세운 다시다의 판매가 늘고 화학조미료의 대명사인 미원의 판매량은 곤두박질 쳤어요. 대상은 뒤늦게 맛나(1982)라는 종합 조미료를 출시하는데요. 다시다와 맛나의 싸움은 말 그대로 싸움이 되었어요. 영업직원들 간의 패싸움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고. 1997년 대상은 ‘미원’ 브랜드를 ‘청정원’으로 이름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대상은 역전당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고 2018년 기준 조미료 전체시장의 점유율은 CJ(54%)가 대상(40%)을 크게 앞질러 있어요.
3세대 조미료는 액상 자연조미료인데요. 2010년 샘표식품의 연두가 선발주자예요. 2015년경에 대상에서 '요리에 한 수'를 출시하고 CJ에서 '다시다 요리수'를 출시했죠.

Fig.5 MSG 안전성에 관한 발표들

[무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978년과 1980년 두 번에 걸쳐 “MSG가 인체에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고 공식발표를 했어요.
유엔의 WHO-FAO식품첨가물합동전문가위원회도 MSG를 ‘규제가 필요 없는’ 안전한 등급으로 규정한 보고서를 발표하였죠.
같은 시기에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식품공학회와 한국식품과학회도 ’MSG는 무해하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였어요. 이에 따라 산업통상부는 MSG를 화학조미료가 아닌 발효 조미료로 명칭을 바꾸었고, 식약처는 MSG를 향미증진제로 분류하면서 ’평생 먹어도 무해하다‘는 공식견해를 발표했죠.
[오히려 좋아]
2013년부터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도 등장하는데요. 2013년에는 MSG를 소금과 함께 섭취하면 나트륨 섭취를 20~4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국제아미노산과학연구회는 MSG가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장 점막의 손상을 보호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참고문헌>
임번삼. (2019). 우리나라 발효조미료 산업의 발달사. 산업식품과학과 산업. 52
주영하. (2015). 동아시아 식품산업의 제국주의와 식민지주의. 아시아리뷰. 제5권 제1호
[세기의 라이벌]① 대상 '미원' VS CJ '미풍', 대한민국 맛의 수준 높인 경쟁. 접속일자 : 2021년 7월 18일. URL: https://www.sporbiz.co.kr/257610
[결정적 한끗]③'미원 vs 미풍' 세기의 조미료 대결. 접속일자 : 2021년 7월 18일. URL: http://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1/07/12/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