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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이 별로인 이유

저는 <사소한 것들의 역사>라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뉴스레터를 운영하다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정보를 대체 어떻게 찾으시는 거예요?"
별 생각없이 정보를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 나름의 프로세스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구글 검색이 별로인 이유

여러분은 어디서 정보를 찾을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구글 검색, 네이버 지식인 등을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물론 어떤 정보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대부분의 경우 정보를 수집하는 가장 빠른 길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책이라는 매체는 정보에 접근하는 데 허들이 높은 편입니다. 책을 주문해서 받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고요. 주문하지 않더라도 서점, 도서관이 문 여는 시간에 맞게 도착해 서가에서 책을 찾아야 하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책 속에서 원하는 정보가 어디 있는지 찾아봐야 하는데, 책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것조차 힘든 일이죠.
그럼에도 책이 정보를 수집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 이유는 검증된 자료라는 점입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언제 어디에서든 빠르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신뢰도를 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믿을 만한 출처를 가지고 있는지 말이죠.
하지만 빠른 정보 검색 시간이 무색하게도 출처를 찾는 데에는 한참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니 찾으면 다행이죠. 출처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책은 (믿을 만한 출판사에서 제작했다면) 출처와 주석이 적혀있고요. 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집필자, 번역자, 편집자 등등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직업 의식을 가지고 검증합니다.
그리고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내가 찾으려고 하는 대상과 관련된 또 다른 정보도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게 왜 장점인지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인터넷 검색의 문제점 중 하나가 대체로 단편적인 지식만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혹은 뾰족한 검색어를 알지 못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기 힘들 때도 많습니다. 반면 책은 그런 고민없이도 인터넷 검색보다 훨씬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고 그 정보의 맥락도 함께 볼 수 있죠.

 논문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이 인터넷 검색에 비해 좋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책과 비슷한 매체로 논문이 있습니다. 논문은 책보다 짧고 가장 최신의 자료를 얻을 수도 있죠.
하지만 논문은 생각보다 장애물이 많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비쌉니다. 여러분이 학생이거나 연구원이라서 기관에서 사용료를 내준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10페이지 논문이 1만 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책보다 더 어렵다는 점입니다. 책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쓰여지는 반면, 논문은 학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이기 때문에 전문용어가 난무해 종종 한국어인데도 안 읽히는 참사가 벌어지죠.
세 번째 문제는 저널별로 신뢰도 차이가 크다는 점입니다. 영향력이 있는 저널과 그렇지 않은 저널에 실린 논문의 수준 차이가 너무 크죠. 그래서 각 분야별 영향력있는 저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논문의 최대 장점은 가장 최신의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장점도 언어를 못 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정치학 관련 논문은 프랑스 저널이 가장 영향력이 높다고 가정하면, 프랑스어를 못하면 최신의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을 볼 수 없게 되는 거죠. 결론은 논문은 볼 능력이 된다면 좋지만... 니가?

 그럼에도 인터넷 검색을 해야한다면

그럼에도 책에도 논문에도 접근할 수 없거나 내가 원하는 정보가 없는 경우가 분명히 있죠. 그럴 때는 제 나름의 인터넷 검색의 팁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출처가 명확한 곳에서 검색합니다. 예를 들어 한글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에 비해 영문 위키피디아는 주석을 달아 출처를 비교적 명확하게 표시해둡니다. 그럼 그 출처에 들어가 그 출처는 믿을 만한지 먼저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출처에 있는 다른 문장들도 읽어보면서 다른 키워드들을 수집합니다.
수집한 키워드를 다시 위키피디아에 검색합니다. 출처에 들어갑니다. 만족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책과 논문에서 모든 출처가 끝나길 바라지만 힘듭니다. 그래도 왠만하면 개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혹은 블로그에서 얻은 정보는 배제합니다. 그 정보의 당사자가 아니라면요.(ex.해당 게임 개발자의 블로그 글)

 그래서 어떻게 정보를 찾냐면요

많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정보를 찾는 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우선 구글 북스에서 찾는 대상을 검색해봅니다. 그 키워드와 관련된 책이 나오면 도서관과 교보문고, 밀리의 서재 등에 검색해 책을 구해 읽습니다. 책에서 정보도 수집하고 관련 키워드들을 수집하여 넓혀갑니다.
다음은 구글 스칼라에서 키워드들을 검색해 논문을 찾습니다. 역시 키워드와 관련된 논문이 나오면 무료로 풀린 논문은 다운받고 무료가 아니라면 초록을 꼼꼼히 읽어 보고 구매합니다. 역시 정보도 수집하고 관련 키워드들을 수집합니다.
그럼에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면 구글에 영어로 검색해 봅니다. 영문 위키피디아가 있다면 위에서 말한 출처 디깅을 무한 반복합니다.
물론 어떤 정보냐에 따라서 이러한 과정이 중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의 레시피를 찾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백종원 레시피’를 구글링하는 게 최고의 선택일 수 있죠. 위의 방식도 저만의 방식이고, 저 스스로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방법론입니다.

요약하자면

정보의 신뢰도 문제 때문에 책으로 정보를 찾는 게 인터넷 검색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책 → 논문 → 인터넷 검색 순으로 정보를 찾는게 효율적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야한다면 출처 디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