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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러, LG가 최초가 아니라고요?

건조기
물체에 있는 물기를 말리는 장치. 가열하거나 뜨거운 바람을 보내는 방법, 물기를 흡수하는 약제를 쓰는 방법 따위가 있다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다리미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는 데 쓰는 도구. 쇠붙이로 만들며 바닥이 판판하고 매끄럽게 되어 있는데, 숯불이나 전기 따위로 바닥을 뜨겁게 달구어 쓴다.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주말이면 일주일 동안 모인 빨래를 합니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잠깐 빈둥대다 보면 세탁이 끝나있죠. 그러면 옷을 건조기에 옮겨 건조를 작동시킵니다. 건조는 세탁보다는 오래 걸리기 때문에 굳이 끝날 때를 기다리지는 않습니다. 신경끄고 할 일을 하죠. 유튜브를 보며 빈둥대기도 하고 외출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문득 이런 기계들이 없었다면 주말은 꼼짝없이 옷과 씨름하고 있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옷에 관한 기계들에 고마움을 담아 건조기, 스타일러, 다리미의 역사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세탁기의 역사는 이미 [여기]에서 다룬적이 있습니다.
-목차-

Fig.1 훈연기가 건조기가 되기까지

최초의 건조기는 1799년 프랑스에서 등장합니다. 포숑스M. Pochon 가 발명한 것이었죠. 최초의 건조기는 금속 드럼 통안에 옷을 넣고 크랭크 축을 손으로 돌리는 형태로, 그 아래 모닥불을 피워 그 열로 옷을 건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작동 원리는 오늘날의 건조기와 크게 다르지는 않죠. 다만 불을 이용하다보니 연기 냄새가 배고, 그을음이 나는 등, 옷이 건조가 아니라 훈제가 되어버리기 일쑤였죠.
Figure.1 조지 샘프슨의 스토브 건조기 특허
Figure.2 최초의 전기 건조기 June Day ⓒinforum.com
빨래가 훈제가 되는 것을 개선한 방법은 그로부터 약 100년 뒤인 1892년, 미국의 조지 샘슨George Sampson에 의해 등장합니다. 모닥불을 스토브로 대체한 것이었죠. 연기가 직접 닿지 않아 그을음과 연기 냄새로부터 옷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도 불을 직접 떼워야한다는 점은 불편했는데요. 장작으로 피운 불이 전기와 가스로 대체된 것은 1936년입니다. 로스 무어J. Ross Moore 가 June Day라는 건조기를 발명한 것이었죠. 이 June Day는 가스버젼과 전기 버젼 두가지로 제작되었습니다. 1938년 출시부터 제 2차 세계대전 기간까지 유일한 현대식 건조기였죠.
건조기는 이후로 조금씩 발전하는데요. 40년대 중후반에는 온도 조절, 타이머, 배기 장치 등이 추가되었고, 1950년대에는 건조 센서가 발명되어 건조가 완료되면 자동을 꺼지는 기능이 추가되었죠. 70년대 중반에는 건조기에 마이크로칩이 추가되면서 건조 시간과 세기를 제어하는 건조 센서 기능이 도입됩니다. 1983년에는 특정 시간에 건조기가 작동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되었죠.

Fig.2 스타일러는 LG가 최초가 아닙니다

Figure.3 2008년에 출시한 파세코의 PCD-B600 ⓒ파세코
흔히 스타일러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기계는 의류 관리기라는 이름의 장치입니다. 스타일러는 LG의 상품명이죠. 한 기사에 의하면 스타일러는 LG전자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의 부인이 “화장실에 뜨거운 물을 틀고 수증기가 꽉 찬 상태에서 옷을 걸어 놓으면 효과가 있다”라는 말을 한 것에 착안해서 발명하게 되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사실 스타일러는 그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가 2011년에 출시되었는데, 국내 중소기업 파세코의 PCD-B600이 2008년에 출시했거든요. 해외에서도 그전부터 있었다는 말이 있는데 자료가 안 찾아지네요..

Fig.3 인두기는 고문도구가 아니에요

Figure.4 박스형 다리미 
고대 로마에서는 구김 없는 옷은 지위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다림질의 역사는 오래되었죠. 다만 로마에서는 옷감을 두드려 폈고, 열을 이용해 주름을 펴는 것은 기원전 1세기 중국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납작한 프라이팬 형태의 다리미에 석탄을 올려 사용한 것이었죠. 14세기 유럽에서는 인두를 사용합니다. 물론 인두를 그대로 옷감에 대면 옷이 탈 수 있기 때문에 천을 덧대어 사용했다고 하죠.
납작한 프라이팬 형태의 다리미는 불똥이 튀는 문제가 있고, 인두는 식히고 천을 덧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철로 만든 박스형 다리미가 등장합니다. 안에 숯을 넣고 사용하는 것이었죠. 박스형 다리미를 사용하면 불똥이 튀지 않고, 천을 덧대는 수고로움도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다림질은 여전히 힘든 일이었습니다. 다리미 자체가 뜨겁다 보니 더웠고, 녹슬지 않도록 다리미를 계속 관리해야 했고, 연료가 다리미를 녹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했거든요. 이런 불편함은 전기다리미가 등장하면서 해결됩니다.

Fig.4 전기 다리미

Figure.5 헨리 실리의 전기다리미 특허
최초의 전기다리미는 1882년에 등장합니다. 미국의 발명가 헨리 실리Henry W. Seely 가 발명한 저항가열 방식의 전기다리미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기존의 다리미도 마찬가지였지만 전기다리미는 열판의 온도 조절이 어려워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허 변호사였던 리처드 다이어와 함께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세워둘 수 있는 다리미를 개발하죠.
이후로 다리미는 큰 변화는 없는데요. 1930년대 웨스팅하우스에서 등장한 옷감 종류에 따라 다이얼을 맞추기만 하면 적정온도로 다림질이 가능한 다리미, 2000년대에는 등장한 스팀다리미 정도가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죠. 참고로 스팀다리미는 열판 다리미와는 달리 압력으로 옷을 눌러주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습기로 옷을 다리는 방식입니다.

Reference.

Lee Gilbert. (2013). History of the tumble dryer. ransomspares.co.uk URL : https://www.ransomspares.co.uk/blog/news/history-of-the-tumble-dryer.htm
Margaret Morris.(2017). The History of the Clothes Dryer. theclassroom.com URL : https://www.theclassroom.com/commonly-used-household-items-in-the-1960s-13412205.html
Unkown. (Unkown). History of ironing. Old&Interesting. URL: http://www.oldandinteresting.com/antique-irons-smoothers-mangles.aspx
김태웅. (2020). 청결한 이미지는 '다리미'로 완성된다. 윕뉴스. URL: https://www.wip-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452
이명용. (2016). 세상에 없던 가전 ‘스타일러’, 어떻게 탄생했을까. 경남일보. URL: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19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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